림프종은 인체의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림프계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다른 장기에서 시작되는 일반적인 암과는 다르게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에서 시작됩니다. 림프계는 감염을 막고 노폐물을 걸러내는 중요한 방어망으로, 림프종은 이 방어 체계의 핵심 부위에서 암세포가 자라나는 질환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림프종은 신체 어느 부위로든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림프종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 호지킨 림프종(Hodgkin Lymphoma, HL)과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 Lymphoma, NHL)입니다. 두 유형 모두 림프구의 이상 증식에서 비롯되지만, 세포의 형태와 질병의 진행 방식, 치료법 등에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호지킨 림프종은 리드-스턴버그(Reed-Sternberg)라는 독특한 세포의 존재로 진단되며, 비교적 예측 가능한 경로를 따라 전이됩니다. 반면 비호지킨 림프종은 60개 이상의 다양한 아형을 포함하고 있으며, 전이 경로나 치료 반응이 매우 다양합니다.
림프종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호지킨 림프종은 보통 15~35세의 젊은 층에서, 비호지킨 림프종은 주로 60세 이상의 고령자에게서 더 자주 발견됩니다. 면역력이 약화된 상태나 특정 바이러스(예: EBV)에 노출된 이들도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다행히도 림프종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은 암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이 글에서는 림프종의 주요 유형, 주요 증상, 그리고 가장 최근의 치료 전략에 대해 알아봅니다.
림프종의 유형: 호지킨 vs 비호지킨
호지킨 림프종은 1832년 영국의 의사 토마스 호지킨에 의해 처음 발견된 질환입니다. 이 림프종의 대표적인 특징은 리드-스턴버그 세포로, 현미경 관찰을 통해 비교적 쉽게 식별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목, 겨드랑이, 가슴 등의 상체 림프절에서 시작해 인접 림프절로 차례차례 전이되며, 전이 양상이 비교적 일관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호지킨 림프종은 고전적 형태(classical HL)와 결절 림프구 우세형(nodular lymphocyte predominant HL)으로 나뉘며, 고전적 형태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반면 비호지킨 림프종은 발생 위치와 세포 종류에 따라 다양한 아형으로 구분됩니다. 대표적인 아형으로는 빠르게 진행되지만 치료가 가능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나 완치가 어려운 '여포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맨틀세포 림프종', '버킷 림프종', '피부 T세포 림프종' 등 다양한 아형이 있으며, 각각 예후와 치료법이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과 세부 분류가 필수적입니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림프절 외의 부위(예: 위장관, 피부, 중추신경계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전이 경로 역시 불규칙합니다.
일부는 천천히 자라지만 치료가 어려운 반면, 일부는 빠르게 자라지만 적극적인 치료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어, 개별 환자에 따른 맞춤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림프종의 증상
림프종의 증상은 다른 질환과 비슷해 쉽게 오해되거나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 없는 림프절 비대입니다.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서 만져지는 단단하고 탄력 있는 혹이 지속되거나 점점 커질 경우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림프종 환자의 일부는 B증상이라 불리는 3가지 증상을 보입니다. 체중 감소, 야간 발한, 설명되지 않는 고열이 그것입니다. 그 외에도 피로감, 가려움증, 기침, 흉통, 호흡 곤란,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암이 림프계 외의 장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드물게는 피부 병변이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일부 경우에는 일반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합니다.
림프종의 진단
림프종의 진단은 신체 검진과 병력 청취로 시작되며, CT, MRI, PET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병변의 위치와 범위를 파악합니다. 최종 진단은 림프절이나 병변 조직을 수술로 채취해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생검을 통해 이뤄지며, 림프종의 유형 및 병기 설정에는 뼈조직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이 추가로 활용됩니다.
병기 설정은 Ann Arbor 병기 체계가 일반적이며, 병의 진행 정도를 I~IV기로 구분하고 전신 증상의 유무에 따라 A, B 등으로 나뉩니다. 최근에는 분자 진단 기술을 활용해 림프종의 유전자 돌연변이나 바이오마커를 분석하여 예후를 예측하고 치료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정밀의학적 접근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림프종의 치료법
림프종의 치료는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림프종의 종류 및 병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호지킨 림프종의 경우 표준 치료법은 ABVD(아드리아마이신, 블레오마이신, 빈블라스틴, 다카르바진) 병용 항암화학요법입니다. 병의 범위에 따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며, 조기 발견 시 장기 생존율이 85% 이상으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아형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합니다. DLBCL과 같은 공격형 림프종은 R-CHOP이라는 표준 항암요법을 사용하며, 이에는 리툭시맙이라는 단일클론 항체가 포함되어 있어 치료 효과를 높입니다.
여포 림프종과 같은 저등급 림프종은 증상이 없는 경우 바로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정기 관찰을 유지하는 '경과 관찰' 전략이 선택되기도 합니다. 환자의 삶의 질과 치료 부작용까지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최근에는 CAR-T 세포 치료가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림프종 환자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이 치료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추출해 유전적으로 변형한 후 다시 주입함으로써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합니다. CAR-T 치료는 특히 표준 치료에 실패한 고위험 환자에게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완치에 가까운 결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자가 또는 동종 줄기세포 이식, 면역치료제, 표적치료제 등 다양한 최신 치료법이 림프종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향상하고 있습니다.
림프종은 면역계 자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암이지만,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통해 상당히 높은 치료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특히 최근 의학의 발전은 림프종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였으며, CAR-T 치료나 유전자 기반의 맞춤형 치료 등이 임상에 적용되면서 희망의 문은 더욱 넓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원인 모를 림프절 비대, 피로,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빠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력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림프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높아질수록 치료 기회도 더 빨리, 더 효과적으로 찾아올 수 있습니다. 건강한 미래를 위한 첫걸음은, 바로 관심과 예방입니다.